생명체와의 따뜻한 결속이란 작가에게만큼은 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이상과 가공되지 않은 현실 사이에 아픈 괴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작가는 다양한 삶 속 경험과 계기들을 통해 깨달았다. 이것은 다시금 창작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인간과 자연으로 나누어 사고하는 우리의 이분법적 태도를 하나로 연결 짓고자 하는 지향점을 품게 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하고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모든 존재를 특정 유기체로 구별 짓거나 일반화하지 않고 순수하게 사랑하려는 노력의 결과물이자 이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끊임없는 시도의 산물이다.

정혜정

자연과 생명체와의 깊은 연결을 느끼며 흙을 주재료로 사용한 작업을 이어왔다. 작업을 통해 인간과 자연, 인간과 비인간 존재로 나누어져 있는 것들을 하나로 연결하고자 한다. 작가는 자연과의 상호작용을 탐구하고 생명에 대한 경외를 작품으로 옮겨 왔다.

 

작품 소개

나는 전설이다 I, 분청토, 쇠봉, 내열벽돌, 1,250°C 산화소성, 가변 크기, 2020

 

나는 전설이다 II, 조형토, 시멘트, 쇠, 밧줄, 1,250°C 산화소성, 가변 크기, 2021

 

나는 전설이다 IV, 조형토, 신문지, 산화코발트, 산화철, 먹물, 1,250°C 산화소성, 가변 크기, 2022

 

살아있는 백골, 백조형토, 투명유, 1,250°C 산화소성, 가변 크기, 2023

 

상어 이빨, 아름다움 속 숨겨진 진실, 분청토, 조형토, 1,250°C 산화소성, 가변 크기, 2022~2023

 

들리지 않는 비명, 그들의 비극을 기억하자, 분청토, 1,250°C 산화소성, 가변 크기, 2020